돌발성 난청 진단 기준, 골든타임, 치료

저도 처음엔 “하룻밤 자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했습니다. 작년 가을, 어머니가 아침부터 오른쪽 귀가 먹먹하다고 하셨을 때 그냥 피로 탓이겠거니 넘겼는데, 저녁이 되자 전화벨 소리도 못 듣고 이명까지 생겨 밤을 꼬박 새우셨습니다. 돌발성 난청은 감기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응급 질환이었습니다.

201

돌발성 난청 진단 기준, 생각보다 엄격합니다

다음 날 아침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청력검사(순음청력검사) 결과가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순음청력검사란 여러 주파수 대역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의 크기를 측정하는 검사로, 청력 손실 정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3일 이내에 3개 주파수에서 40dB 이상 청력이 떨어진 상태였고, 의사 선생님은 망설임 없이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했습니다.

돌발성 난청의 공식 진단 기준은 3일 이내에 연속된 3개 주파수에서 30dB 이상 청력이 저하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dB(데시벨)이란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30dB 손실이면 속삭이는 소리를 거의 듣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숫자로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실생활에서는 대화가 어려울 만큼 불편한 상태입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진단 기준이 오히려 너무 단순하게 알려져 있다고 봅니다. 돌발성 난청은 대부분 한쪽 귀에만 발생하는 것이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가끔 양측성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전체 사례의 2% 미만으로 매우 드뭅니다. 양쪽 귀 동시 청력 저하가 나타난다면 돌발성 난청보다는 다른 원인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원인에 대해서는 바이러스 감염, 귓속 혈관 장애, 당뇨, 스트레스 등이 거론되지만, 실제로는 특발성(원인 미상)인 경우가 전체의 약 85~90%를 차지합니다. 여기서 특발성이란 검사를 다 해봐도 뚜렷한 원인을 밝힐 수 없다는 뜻으로, 그만큼 예측이 어렵고 누구에게나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어머니 증상을 더 일찍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것 같아 지금도 아쉽습니다.

돌발성 난청과 혼동하기 쉬운 노화성 난청(노인성 난청)은 양쪽 귀에 서서히,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해졌다면 노화 탓으로 돌리지 말고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골든타임과 치료, 하루 차이가 예후를 바꿉니다

의사 선생님이 진단 직후 “골든타임이 지나면 회복이 어렵다”고 말씀하셨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귀가 좀 안 들리는 건데 무슨 응급이냐 싶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치료 시작 시점이 예후를 크게 결정한다는 것을 나중에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돌발성 난청의 1차 치료는 고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 투여입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란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내이의 부종을 줄여주는 약물로, 경구 복용이나 정맥 주사 형태로 투여됩니다. 어머니는 바로 입원해서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 주사 치료를 시작했고, 2주 만에 청력이 상당 부분 돌아왔습니다.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된 건 아니었지만, 그나마 빠른 병원 방문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제가 경험한 바로는 치료 시작 시점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발병 후 2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1개월이 넘으면 청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집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의 전체 회복률은 약 50~60%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는 완전 회복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경구 복용 또는 정맥 주사 (1차 치료)
  • 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사(고실 내 주사) — 경구 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 시도
  • 고압산소요법(HBOT) — 귓속 혈액 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
  • 혈액순환 개선제 및 이뇨제 병행

여기서 고압산소요법이란 고압 환경의 특수 챔버 안에서 순수 산소를 흡입하게 해 혈중 산소 농도를 높이는 치료로, 내이의 혈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병원에서 가능한 치료는 아니지만,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내일이면 낫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감기 기운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직후라도, 귀가 갑자기 먹먹해지고 이충만감(귀가 꽉 막힌 것처럼 불쾌한 느낌)이 지속된다면 무조건 이비인후과를 먼저 가야 합니다. 이충만감과 이명이 동반된다면 돌발성 난청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돌발성 난청은 빠르게 치료를 시작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간 싸움입니다. 어머니 경험 이후 저희 가족은 귀에 이상한 느낌이 생기면 “하루만 더 두고 보자”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의 소중한 하루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1jJFMljeYBs